ㅇㅇ

찬란하디 찬란한 너의 얼굴, 내 사랑은 네 얼굴 앞에서 옥쇄하겠지. 너의 옷자락 끝에 손가락이라도 한번 걸어보고 싶었다. 그림자 지는 너의 선 끝에 내 혀끝 한 번 대어보고 싶었다.

네가 양팔을 내게 뻗었을 때, 내가 외면했던 이유는 그냥 내가 비겁했기 때문에. 나는 사랑앞에서 이렇게 비겁하고 비열하기 때문에.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았고, 그 누구에게 그 어떤 존재가 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에. 마지막엔 결국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며 끝나게 될거란걸, 나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네 어둠과 상처까지도 집어삼키고 싶었다. 하지만 너도 그럴까? 너는 내 속이 시커멓다는걸 알면 놀라 실망하지 않을까? 너는 어땠니. 내가 도망을 쳤으니 네 대답을 들을 수가 없네.

 네 굳은 얼굴. 하얀 피부. 그냥 오래 널 끌어안고 시간이 멈추길 기도했어. 너란 꿈에 나는 질식해 죽을 것 같아 얼른 헤엄쳐 나왔다. 

왜 내게 왔어. 왜 나여야 했어.

 
비겁하디 비겁한 내 사랑에, 네가 얼른 지쳐 떠나길. 
거짓말이야.

네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죄다 집어삼키고 싶다.
아니, 죄다 집어 삼켜지고 싶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어,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내가 아름다워보일테니까.
다가오면 내 속에 있는 시커먼 것들이 죄다 보일걸.

아. 너는 왜 그렇게 아름다워서 나를 죄스럽게 만드는지, 너는 왜 그렇게 찬란해서 나를 괴롭게 하는지.
죄를 범하는 마음으로 너를 사랑하다, 사랑하다, 사랑하다가.

언제까지 내곁에 있을건데, 너는?
언제까지 나를 사랑할건데?

그냥 평생 너와 나 둘 뿐이였으면 좋겠다.
너와 함께한 순간이 항상 영원이길, 이대로 멈추길 기도하고, 네 얼굴과 네 이름을 하나하나 그리며 잠에 드는데
네가 그걸 알까

알리가 없지.


알리가 없지.
네가 나같은 인간을, 내 속을 죄다 보고도 계속 곁에 있어줄까

너를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