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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꾸었다. 네가 수줍게 웃으면서 내 이름을 불렀다. 그때처럼 나에게 화를 내어준다. 꿈 속에서 난 이게 꿈인지 모르고 있었다. 네가 꿀벌을 짓이겨 꿀을 빼내었다. 네가 맑게 웃었다. 네가 내 이름을 부른다. 유치한 순정만화처럼 네가 내게 " 나도" 라고 말한다. 기쁠 줄 알았는데 별로 기쁘지 않았다. 
 현실에서 네가 "나도" 따윌 해도 난 별로 기쁘지 않겠지. 그런거, 조금은 알고 있는데. 너라는 이름을 뒤집어쓴, 내가 작정하고 만들어놓은 환상에, 네가 내 안에 들어온다면 질식해 죽어버릴거야.  내 트라우마에 넌 깔려 죽어버릴거야. 그때, 그런 말 하지 말걸 그랬어. 정말 많이 후회해. 그게 너를 내놓는 일이 아니라 너를 숨기는 일이였음을.
 한번 만 더 네가 내게 화내준다면기쁠텐데. 네눈에 이제나같은건없겠지. 난 자주 네 생각을 하곤 하는데, 너도 그럴까.

 네가 비웃었던 내 연애와, 네가 비웃지 못했던 내 연애와, 내가 비웃었던 네 연애와, 아, 그러고 보니 내가 비웃지 못한 네 연애가 없구나.  내가 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