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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등학교 입학하기 바로 전, 7살때, 친구가 한 한마디에
난 아직까지 꽤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를테면 머리를 오래 감는다거나
자다 일찍 깨면 불부터 킨다거나
이거 진짜 정신병인거같다

2.

 너는 화가났다. 그것 때문에 내가 그런 행동을 한게 아니라고 말을 할까 했으나 괜히 불러내고 말거는게 구차하게 느껴져서 관두었다. 어차피 오해받을때마다 항상 하는 지겨운 저울질. 밝히기엔 구차하고 넘겨두기엔 답답하지만 답답함이 조금 더 편하다는 것. 좀 우스운 일이다.

 그래도 조금 기대를 했다. 네가 그때 그 애의 말을 딱잘라 거절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기뻤다. 그럴리가 없겠지만, 그럴리가 없겠지만. 그럴리가 없지만. 그애의 척추엔 환상이 가득 박혀있다. 내가 박아놓았다. 나에게만 보인다. 사람이 상징체계를 거쳐 주관적인 의사소통을 한다는데, 그래서 그런 것만이 아니라 그 애는 유독 심하다. 내가 그렇게 그 애를 보려고 노력했다. 

  왜그랬을까. 이젠 뭔가에 가득 쌓인 네 얼굴조차 보이질 않는다. 네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남자친구는 어떻게 됬냐는 질문에 헤어졌다 했다. 왜 헤어졌냐는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아, 맞다. 너는 내가 싫다 했지. 너는 나를 아끼지도 않고. 그런 것쯤은, 옛날부터 알고 있었다. 네가 땀을 흠뻑 뒤집어쓰면서 나에게 달려들었을때 느꼈던 약간의 위태로움. 네가 돌다리를 따라 건너며 해주었던 고양이 이야기.  깜빡 잠에 들었던 나를 보던 너의 표정.  네가 억지로 잠바를 던지며 투덜댔던 말들, 네가 약하게 잡았던 내 어깨. 네가 던지려고 들었던 물컵, 네가 잡았던 핸드폰, 이질감이 가득하던 너의 말들, 그래, 그랬지. 하고 넘기지만 너에겐 아무것도 아닐, 나에게도 아무것도 아닐, 그냥 그런 것들. 건방졌던 너의 말. 나는 기억하지 못할, 너는 기억하지 않을.
 


3.

  음, 헤어진지 3? 4개월이 지났다. 죄책감이 좀 컸다. 내가 많이 잘못했었기에. 조금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잘하면서 왜 정작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날카로워지고 잘 놓게되고 두려워만 해서 억지로 더 상처를 주게 되는지, 나도 내가 이해가 안된다. 꽈배기 한 천개는 들은듯.ㅋㅋㅋ

 연애관이 다소 바뀌었다. 내가 문젠데 솔직히 난 저런 나의 성격을 고칠 수 있을거란 기대도 안하고 시도도 하기 싫다. 썩었음.ㅋ
하지만 앞으로 누굴 만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그 누가 나에게 저렇게까지 헌신해줄 수 있을까. 어지간한 애정은 귀엽게만 보일 듯 하다. 좀 더 많이 상처주고 조금 더 숨기게 될 것 같아서 무섭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