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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글루스의 새글 쓰기를 누른다.

" 아름답다" 하는 것들도 내 손끝을 거쳐갔으면 좋았을걸. 짧게 후회가 남았다. 끝났어, 아니 끝나지 않을 지도 모르지. 그런 뻔한 말들을 생각해봤다. 늘상 하는 잡생각이다. 밤바람이 제법 차다. 닭살이 돋았다.

 나는 언제쯤엔가 나로 존재해서 게으름을 잊으볼란가 모르겠다. 푸르름이 진실이라고 말하는 문인도 있는데 나는 진실은 영 마뜩치 않은 불편한 색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의 얼굴이 벌게져있었다. 그의 자존심이 내 발밑에서 뒹구는 것을 봤다. 그때 참 그런 생각이 들 더라, 나 엄청 가난하구나.  마음이 참 가난하구나. 내가 돌연 불쌍해졌다. 한껏 자신을 빈정댔다. 너 참 불쌍하다, 하고. 오히려 그들은 불쌍하지 않았다. 솔직하기란 어렵고 다가가는 건 더 어려운데 ( 나에겐) 그들은 그걸 모두 어렵지만 시도하고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타인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난 그게 부러웠다. 그래서 그의 자존심을 툭 발로 찼다.  상처 좀 받아보라고 일부로 모른 척을 했다. 어차피 그들은 내가 아니여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 조금 뒤엔 또 다른 사람에 들어가겠지? 견딜 수가 없을거야. 허무함도 무시할 순 없었고. 믿을 수 없었다는게 제일 크겠지. 물론 그 마음들이 거짓이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결국 내 과잉경계라고 해도 할말은 없다. 한순간은 그래도 기쁘다. 그리고 뒤 돌고 홀로 뚜벅뚜벅 걸어갈때 발 끝을 진하게 잡아채는 그리운 공허감. 안타까움. 이런건 말로 어떻게 풀어내야 조금이라도 전할 수 있을까? 아끼지 않은 것이 아니라고, 모르는 것은 아니라고, 어떻게 감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 이래도 저래도 여전히 어렵다. 내가 가난하고 메말라서 그래. 그건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니. 이렇게 물어볼 용기가 없다. 당연히 아니, 난 너 싫어. 이러겠지, 그들도 좀 있으면 날 미워하게 되겠지, 난 꼬였으니까, 난 늘 사랑받는 편과는 거리가 멀었으니까. 그러니까 애초에 그런 시작도 안한 애매한 호감으로 남기는 것이 차라리 나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것이 아닐까. 하는, 치사하고 졸렬한 계산들. 그 계산의 전제엔 아무도 날 사랑하지 못할거라는 깊은 확신이 자리잡고 있다.


덧글

  • 단테 2010/07/09 19:07 #

    바보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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